ㄴ러시아(ㅇㅅ) 끝은 어딜까 :: "러시아? 북한 관광만큼 설렜다"(2) 2014/02/13 19:29 by 솔다


지하철 개찰구를 닮은 모스크바 버스! "환승 ㄴㄴ해"


 아아, 그 전날 로마에서 혹은 모스크바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난 뭘 했던거냐!
모스크바 숙소인 'Greenmango' 호스텔 위치를 모르겠다. 그 숙소가 있는 지하철 역만 수첩에 적어놓은 나의 패기란(...)
유럽에서도 숙소찾는 여행을 실컷 한 주제 반성이나 교훈은 뀌고 난 방구처럼 보내버렸냐! 

 버스를 타도 '어느 정거장인 지 알 수가 없어ㅇ..-<-< '
전광판이 있는데, 온도만 알아보겠어. 어떻게 해...



아기자기한 공항버스 "와! 난 뭐 타지?"


우리나라 버스처럼 정거장 안내 방송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았지만, 발음자체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한 정거장, 한 정거장이 완전 헬, 그 자체였다.

버스 차장 밖에는 눈을 마주치기만 해도 사정없이 달려들 것 같은 삐쩍 마른 나무들의 행렬들. 도로자체도 광화문 네 거리에 비견될 정도로 넓지만, 인천공항에서 시내로 올 때만큼 허허벌판이 너무 오래 계속됐다.
유독 한 정거장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길래 불안한 마음에 따라 내렸다. 
버스 표지판 글자가 내가 가야할 역과 달라서, 줄 서서 기다리던 앳된 남학생들에게 물었다.

"너 영어할 줄 알아?"
"ㄴㄴ"
"그, 그럼 혹시 이게 여기 맞아?" (지하철역 글자 가리킴)
"ㅈㅅ 어딘지 모름"

...ㅇ-<-<
일단 내가 내린 곳이 아니라기에, 버스에 다시 올라탔다. 우리나라 무료 환승 시스템에 익숙한 탓도 있고, 잘못 내렸던 터라 같은 표를 찍었는데 개찰구가 열리지 않았다. 내 뒤로 대, 여섯 명의 승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솔직히 여행 막바지라 여윳돈이 많지 않았던 탓에 새 표를 구입하기 보다는,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내심 운전기사가 알아서 들여보내줄 거란 기대가 있었다.

모야, 나 아까 방금 내렸던 애잖아. 여기 동양인 나밖에 없잖아. 나 잠깐 땅 밟았다 탄 건데, 좀 태워주지?

는 개뿔. 내 뒤로 승객들은 불평했고, 운전기사는 성을 냈고 뒤로 가라는 건지 내리라는 건지 손짓을 했고 나는 할 수 없이 내렸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운전수는 입구는 표 없이는 들어갈 수 없으니까 출구쪽으로 타라고 말한 건지도 몰랐다. 그렇다 해도 러시아 사람과 한국 멍청이간의 최초의 소통은 잘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버스는 떠났다.

 짐도 무거웠고, 20여일 동안 '될대로 되라'는 식의 여행의 피로를 무작정 어깨 위로 쌓아올리며 다녔던 스트레스도 한계에 이르렀던 것 같다. 사실, 모스크바 공항 스크린도어를 나오며 어둑해진 하늘을 본 순간 나는 '여기가 한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한테 자랑도 하고, 6인실, 4인실 룸메 눈치 볼 필요 없이 집에 가서 대자로 뻗은 채 며칠 동안 잠이나 자고 싶었다. 무엇보다 겨우 왕복 차비 정도만 남은 상태라 굉장히 초조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한 것까지 더해, 너무 준비 없이 '비영어권 국가'에, '반미국가'에 떨어진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속상한 마음에 엉엉 울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얼마나 있었을 까.

'이러다가 친절을 가장한 사기꾼에게 더 큰 일을 당할지도 몰라.'

 희미한 내면의 목소리에 옷소매로 눈물을 닦아냈다. 속이 후련했다. 어쨌든 숙소까지 갈 차비는 있었다. 숙박비도 대충 내 비상금까지 긁어모으면 낼 수 있다. 그 다음은 런던에서 pin번호때문에 카드를 싸그리 망가뜨리고 그랬듯 집에 sos를 요청 하자.
 
 좌우지간 난 러시아에 있다고 !!



24시 마켓 'MAGNOLIYA'
키 160cm 조셉고든래빗 직원이 있던 마켓 매그놀리아!
사진 상에서 왼쪽으로 두 번째 대문이 아마 내 Green Mango 호스텔!

덧글

  • Gem 2014/02/14 02:24 # 답글

    ㅋㅋㅋ그래두 재밌겠네요, 부럽
  • 솔다 2014/02/14 02:51 #

    ㅎㅎㅎㅎㅎㅎㅎㅎㅎ네, 솔직히 아직도 여행하던 때 떠올리면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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