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茶 매화꽃차、 하동 여행 2015/11/06 01:30 by 솔다

 쌍계사에서 걸어내려 왔다. 제주도에서 두번째 태풍이 지나가던 시기였다. 여행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 내내 비 맞고 다녔다. 8월의 도보여행을 하기엔 굉장한 행운이었다. 가랑비에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는 게 성가셨지만, 시원했다. 쌍계사는 하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처음 정한 행선지였기에, 버스를 탔다. 작은미술관은 가는 길에 우연히 본 상점이었다. 내려오는 중에 해가 졌다. 여전히 비가 내리던 밤길을 희미한 아이폰 플래쉬에 의지하면서 과연 운영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왠걸 가게 유리창 안에서 불빛이 훤했다.

우리가 막 도착했을 당시 하동 작은미술관.jpg
쌍계사 ~ 십리벚꽃길 중간에 있다. 


 실은 막 가게 문 닫을 준비를 하던 중이라고 했다. 잠깐 둘러보고 갈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차를 대접 받았다. 굉장히 들뜬 와중에 피곤에 찌든 두 여자의 행색을 보니 차마 그냥 보내기 어려웠다고.

귀한  손님을 맞을 때만 사용하는 찻잔.jpg

 노&효, 한 분은 도자기를 굽고 우리가 만난 분은 염색천 수공예를 한다. 가게는 두 분이 번갈아 가며 본다.
 이날 저녁, 손님용 지유잔에 차를 대접받았다. 귀한 손님 앞에 이 잔을 놓는다는 말이 참 감사했다.
 아래에서 두번째 사진 속 찻잔은 이름의 참 예뻤다. 광택이 빙글 도는 황색잔의 명칭은 '호박꿀' 찻잔. 나도 모르게 아! 했다. 찻잔 바닥을 뒤집어 보는 버릇이 있는데, 예쁜 꽃에 보물찾기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 참 소녀소녀한 기분에 빠지게 하는 곳이었다.

아침에 다시 오면, 매화꽃차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여행지를 찾다가 알게 된 지역, 하동에서 만난 지 30분만에 '내일 또 봐요'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매화꽃을 처음 봄.jpg
이 테이블 어디엔가 봄이 양 손으로 턱을 괴고 실실 거리고 있는 기분  


 매화를 여기서 알았다. 꽃잎 생김새도 처음 보고, 향을 맡아본 것도, 차로 마신 것도 모두 신기했다. 나 '향 좋은 꽃이다.' 살짝 새침하지만, 잘 웃는 여자아이 같다. 참 예쁘다. 어제와 차도구가 다르다고 했더니, 꽃차는 유리 다관을 사용하면 눈, 코, 입으로 즐길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실은 차를 우리고 맛보는데 유리 제품을 쓴다는게 미심쩍었다.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차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다이어터 필살 생존용 물약 정도? 차라면 다 도자기인 줄 알았지. 도자기라도 그릇, 생김새, 태토, 자사호 등등 그릇이 차맛을 좌우한다는 기본 지식도 이때는 몰랐다. 진짜, 진짜 알 필요도 없었다. 그정도로 워낙 관심이 없었다.

  겨우 2시간 동안 머물렀을 뿐이지만, 난 뭔가 챙겨야 했다. 요만큼의 시간을 떼어다가 언제든 처음 상태 그대로 들춰보게 해줄만한 것. 그게 매화차였다. 엄마가 차를 좋아했다. 사실 집에 국화차, 해당화, 박하, 녹차 등 몇 종류 있지만, 어쩐지 준비하는 게 성가시다는 인상때문에 나는 건들지 않았다. 커피믹스 봉지를 뜯는 게 더 편했다. 낯선 사람들이 단시간에 자기 얘기를 스스럼없이 나누게 하던 차, 하필이면 향도 좋고 기관지 나쁜 모녀에게 효능 좋은 요 매화차에 반했다.

 이렇게 차에 빠져들었다.
 물론 여전히 커피믹스도 종종 마신다.

그리고,
하동 여행사진 몇 장



매화꽃차 효능,
감기 예방(해열,해독,기관지 보호), 깨끗한 피부(기미, 주근깨 ,잡티 제거), 피로회복, 이뇨작용, 숙취회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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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다, 춤을 춰요 ! : 안계철관음、인사동 2015-11-07 23:01:09 #

    ... p;다이어터의 생존음료였을 뿐이었다. 같이 여행한 언니가 추천해준 웹툰 '차차차' 덕분에 처음으로 찻집에 용기내서 갔다. 찻집 차라리. (관련 포스팅:매화꽃차、 하동 여행) "손님, 주문하신 안계철관음 나왓습니다."내 인스타 사진.JPG 메뉴에는 모르는 종류 투성이었다. 웹툰 <차차차>&nb ... more

덧글

  • Jl나 2015/11/06 16:50 # 답글

    우와 예뻐요... 하동! 매화꽃차!
  • 솔다 2015/11/06 23:52 #

    +_+하동, 정말 걷기 좋은 지역이었어요! 산, 산 아래 차밭, 섬진강, 산과 강 사이에 심어진 대봉감나무, 밤나무, 토란잎들 등등. 매화꽃차도 정말 예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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