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1.
"엄마아"
"아우 왜 맨날 엄마야!"
공원 산책 중에 떼 쓰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
17년 전, 아마도 여름
2.
"아빠? 엄마 좀 바꿔 줘."
"왜 엄마만 찾아."
아빠가 엄청 성질 내면서 서운해했다. 지금도 이건 좀 미안하다. 엄마한테 준비물 잊어버린 거 가져와달라는 별거 아닌 내용이었다. 사실 입학식 때 아빠 손 잡고 가고, 대개 오후 근무라 밥도 더 많이 얻어먹었는데, 그래도 찾게 되는 건 엄마. 왜? 나도 몰라, 그냥 엄마.
6월 12일
3.
"휴가라서 요즘 쉬고 있거든, 누나? 그래서 애들하고 며칠 좀 놀아줬더니 '아빠 짱'이래, '아빠 짱'."
"오, 그래? 애들이 진짜 좋았나 부다. 오머, 잘 했다 야. 자주 좀 놀아줘."
"그 순간, 누나, 내가 딱 이런 생각이 들더라니까."
"뭔데요?"
"내일 죽어도 호상이다."
외삼촌이 놀러와서 가족끼리 식사 중에.
6월 27일
4.
"그러면 엄마는 만약에 동성애 찬성, 반대를 가지고 국민투표를 하면 어디에 할거야?"
"동성애에 찬성, 반대가 어딨어. 그리고 이런 걸로 무슨 국민투표야."
"아니, 동성애 결혼 찬성, 반대말이야. 만약에 한다면 어디에 할 거냐고."
"난 딱히 찬성하지도 않고, 반대해야 할 이유도 없으니까 기권."
"뭐야, 김구때부터 기권이 제일 나빠. 아니, 어차피 반대 안하면 그냥 찬성표에 던지면 안돼?"
"굳이 찬성하고 싶지도 않아. 엄마 세대는 그런 말도 없었고, 별로 좋지 않다는 인식이어서 그래. 너네는 다양한 문화 속에 살아서 열렸지만, 우린 안 그래. 이게 바로 기성 세대야. 그래도 그거 뭐지, 고백하는 거."
"뭐? 프로포즈?"
"아니, 상담하는 거, 자기가 동성애라고."
"커밍아웃"
"그래, 커밍아웃. 하고 싶으면 나한테 해."
"아니, 엄마는 동성애 싫다면서 혹시 내가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상담을 해."
"싫어도 내 자식 일인데, 생각은 해봐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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