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재작년 #체육 _2015 디자인 아트페어_돼지@안효찬 2015/04/14 03:10 by 솔다

안효찬 작가의 작품.
돼지가 질펀한 몸으로 누워있다. 입가가 끝나는 지점부터 목주름이 무려 5겹이다. 분홍빛 등살은 탄력을 잃었고 한 쪽은 공사 중이다. 오른쪽 아래, 돼지의 뒷다리 바로 위쪽은 심지어 뻥 뚫렸다. 도르래와 트럭, 건축 자재들과 손톱만한 크기에 이쑤시개 반쪽보다 얇은 인부들이 일을 벌이느라 바쁘다


돼지는 기이할 정도로 살이 넘쳐 흘렀다. 한쪽에서는 그의 몸을 헤집는 공사를 벌인다. 나는 작품의 주제를 '헛된 노역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열심히 노동하여 이룩하고자 하는 사회가 사실은 부정부패와 방만으로 점철된 거짓된 세계임을 고발하는 게 아닐까 하고. 작품을 구경하러 몇 사람이 들렀다 간 뒤에야 겨우 용기내서 작가에게 그 의도를 물었다. 
 

"대개 돼지를 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다. 돼지에게 가장 쓸모 없는 부분을 '비계'라 생각했고 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는 거다. 요즘 정부나 사회가 각종 부정부패와 거짓말로 소위 '쓰레기' 같다. 이것을 없애 버리고 싶었다. 돼지에게 있어 '비계' 역시 쓰레기라 할 수 있고 사회의 문제점을 비계에 빗대어 이것을 제거하여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사실 미처 작품 제목을 확인하지 못했다. 기억에는 작품의 가로 길이가 1m20cm 내외였다. 작품 규모와 독특한 소재에 정신이 팔려서 '돼지'겠거니 하고 넘어가 버린거다. 편의 상 '돼지'로 표기.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할 당시 사진의 돼지는 1층 전시관 출구에 있었다. 돼지를 소재로 한 크기가 좀 더 작은 작품도 함께 있었는데, 사진은 찍지 않았다. 잔뜩 들뜬 얼굴의 돼지 세 마리(확실치 않지만 파스텔톤으로 노랑, 초록, 파랑색 피부에 두 발로 서 있던 구조)가 모여있는 작품도 그 의미가 궁금했다. 알고보니 가축으로 길러지는 돼지들은 좁은 공간에서 도축되기 전까지 몸집만 불리며 살아가야 하는데, 답답하고 울타리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해방시켜주고 싶었다고. 


같은 부스에 있던 다른 작품.
 
전시 일정 ~ 4월 15일(화) 오후 8시까지
캔고루앱에서 구입 시 입장료 7000원  

덧글

  • 솔다 2015/05/13 03:02 # 답글

    게을러서 전시 다 끝난 뒤에도 업뎃을 안했다.
  • 솔다 2015/05/15 04:56 # 답글

    인스타에서 안효찬 작가에게 병 안의 영웅에 대해 물을 기회가 생겼다. "병 속에 담긴 것들은 어떤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사물'이다. 나는 그것을 병 안에 봉인하고 싶었다." 일종의 타임캡슐이냐고 되물었는데,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 솔다 2015/05/16 00:51 #

    요약하면 그러하다고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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